결승전서 파이널 MVP 차지
젠지, 역대 최초 LCK 4연패

'기인' 김기인(젠지)이 데뷔 7년 만에 첫 LCK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하며 '국대탑'으로 불렸던 그는 7년 동안 메이저 트로피와 연이 없었다. 하지만 올시즌은 달랐다. '무관' 탈출을 간절히 원했던 그의 염원은 우승과 함께 파이널 MVP라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젠지는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T1과의 2024 LCK 스프링 결승에서 3-2로 승리했다. 젠지는 이날 1세트를 따내며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2, 3세트를 내주면서 패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4, 5세트를 연달아 잡아낸 끝에 T1을 꺾었다. 이와 함께 LCK 역사상 최초 '포핏'(4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기인의 경기력은 1세트부터 돋보였다. 럼블을 선택한 그는 아트록스를 선택한 T1 탑라이너 '제우스' 최우제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았다. 7분55초쯤 라인 스왑 과정에서 제우스가 죽자 성장 격차를 벌렸다. 이후 교전마다 궁극기 '이퀄라이저 미사일'을 활용해 적재적소 활약을 펼쳤다. 42분30초쯤 벌어진 장로 드래곤 교전에서는 궁극기를 활용해 T1에게 6006 데미지를 선사하기도 했다.

기인은 4, 5세트에서 연달아 크산테를 선택했다. 그는 4세트 23분24초쯤 소환사 주문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미드 2차 포탑을 지키던 '구마유시' 이민형을 물었다. 이후 유리한 고지에 놓인 상황에서 조커 픽 카직스를 꺼내든 '캐니언' 김건부의 활약에 힘입어 4세트를 가져갔다.

기인은 이어진 5세트 6분35초쯤 자크를 선택한 제우스를 상대로 솔로킬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세포 분열 상태의 자크를 교과서 같은 방식으로 잡아내며 눈길을 끌었다. 16분9초쯤 새총 발사를 활용해 도망가려는 제우스를 궁극기 '총공세'를 활용해 끊어냈고 또다시 솔로킬을 따내며 본인의 힘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우승과 거리 멀었던 기인… 마침내 기량 증명

지난 2017년 서머 시즌 에버8 위너스에서 데뷔한 기인은 데뷔 시즌부터 팀이 2부 리그로 강등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018년 아프리카 프릭스 유니폼을 입었고 5년 동안 LCK 올프로 탑라이너로 여러 차례 선정됐음에도 정작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18 자카트라 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에 그쳤다. 지난해 서머 시즌에는 KT에서 정규 시즌 1위까지 달성하며 우승 문을 두드렸지만 결국 결승 문 앞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기인은 마침내 올시즌 젠지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캐니언-쵸비와 함께 막강한 상체를 구성했고 하이퍼 캐리력의 원거리 딜러 '페이즈', 변수 창출에 능한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와 조화를 이뤘다. 기대치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인 젠지는 정규 시즌에서 17승1패(득실차 29)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성했다. 결승에서는 라이벌 T1을 상대로 4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젠지 미드라이너 '쵸비' 정지훈은 LCK 선수 역사상 최초로 4연속 우승을 따냈다. 쵸비는 젠지 유니폼을 입은 지난 2022년 서머부터 지난해 서머까지 3연속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스프링까지 우승하면서 자신의 전성기를 갱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젠지는 앞서 결승 진출전에서 승리하면서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다음달 1일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MSI에서 7년 만에 국제전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총판의민족]